폭우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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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타기전엔 하늘이 어둡기만 하더니,
운이 없게도 지하철에서 내리니까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지하철 역에서 목적지까지는 걸어서 약 15분 이었는데,
우산을 살 수도 있었지만 일주일 전에 장우산을 샀는데
아직 한번도 제대로 못써서 그 친구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일회용 우산을 살 수가 없었다.(지금 다시 생각해도 안산건 잘한 일 같다.)
하지만 우산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 그냥 걷자니 오늘 정도 내린 비의 양이면 샤워수준으로 젖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하철 역에서 약 3분간 고민을 하다가 가방으로 머리만 가리고 출발했다. (산성비로 탈모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한 100m 쯤 걸어다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지나가던 언니에게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언니 ! 저 잠깐 우산 좀 같이 쓰면 안될까요?" 라고 물어보니까
가방으로 비를 피하는 내가 어지간히 불쌍했는지
"헐........! 빨리 들어오세요!" 하시면서 고맙게 우산을 내어주셨다.
폭우의 인연으로 맺어진 우리는 서로 이야기도 하고 오분이라는 시간이나 같이 걸었다.
이야기 해본 결과 우리는 목적지가 달랐는데, 언니는 반대쪽으로 가셔야 해서 나는 그냥 비를 맞고 가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착하신 언니는 나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신다고 했다.
그래서 신호등에 서서 서로 옥신 각신하며
" 괜찮아요!!!!기다려줄게요! " "괜찮아요!조금맞을게요!!!"
이러면서 대화를 하니까
옆에 있던 백화점 직원 처럼 입으신 분께서 자기가 요 앞에 은행까지 가는데 씌워주신다고 했다.
그래서 언니에게 고맙다고 하고 헤어진 뒤, 새로운 분과 우산을 같이쓰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 분 또한 나보다 목적지가 가까우셨는데
이번엔 많이 남지도 않았고 '그냥 비 맞고 뛰어야겠다...'생각했다.
그래서 히치하이킹 할 생각을 포기하고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뛰려는데 누가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 이었다.
놀라서 옆을 보니까 같이 강의를 듣는 오빠였다.
그 오빠를 보는 순간 놀란 이유는
당시 이미 이미 강의시간에 30분이나 늦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두번째 놀란 점은 강의를 같이 듣기는 하지만 정말 단 한번도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는 사이였는데, 선뜻 선의를 베풀어주셔서 놀랐다.
또 보통은 서로 모르는 사이에서는 상대가 비를 맞더라도.... 말을 먼저 걸고 의사를 물어본 뒤에 우산을 씌워주는 경우가 대부분 인데,
바로 우산을 씌워주는 드라마틱한 배려에 놀랐다.
폭우 덕분에 그 오빠랑도 처음으로 대화를 해봤는데
과외 갔다가 오는데 비가와서 늦으셨다고 했다.
나의 약간의 뻔뻔함과 모르는, 몰랐던 분들의 배려덕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 날, 나는 강의 장소까지 비 한방울 맞지 않고 도착 할 수있었다.
P.s 사실 비오는 날 모르는 사람과 우산 같이 쓰는거 옛날부터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만 해봤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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