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쓰는 소개팅썰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12600854
당시 대학교 일학년이었던 나에게 소개팅이 들어왔는데
상대방은 나보다 한 살 연상에 일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당연히 문과 최고 존엄이었던 모대학 모학과 였다.
그 대학이라고 하면은 동네 이름을 듣기만 해도 상당히 부담스러워서 정중하게 두번이나 거절을 했는데,
상대방 분이 자신에게 있어서 학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자신은 오히려 허당이라며 부담 가지지 말아달라고 했다.
지금이야 소개팅 스코어가 많이 늘었으나 당시에는 내 생애 첫 소개팅이어서 상당히 떨렸던것 같다.
그래도 재밌었고 만나보니 상대방 분이 정말 내 편견과는 다르게 약간은 허당이시고
학교에 대한 조금의 부심도 없고 성격도 다정하시고 좋았다.
만나서는 참 별별 기억나지도 않을 만큼 많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 중 내가 결혼하기 전까진 잊지못할 것 같은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그 분과 밥을 먹고 카페에 가서 대화를 하는데,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셔서'오오..역시..이제는 본인의 지성을 들어내는구나 ' 해서 "어떤 책이요?" 라고 묻자 "보통은 일본 만화책을 읽는것 같네요.전 싸우는 것보단 귀여운 캐릭터가 나올수록 좋아요" 라고 하셨다.
그래서 "아..그럼 줄글 책은 안읽으세요?" 라고 반문하자
그 분께서 "만화책이 더 재미있지 않나요?재밌으려고 보는거라 굳이 줄글을 읽지는 않는 것 같아요" 라고 말하셔서 공부 잘한다고 무조건 책을 좋아하는건 아니라고 느꼈다.
만화책을 훨씬 더 사랑하시지만 그럼에도 문과최고 존엄답게 그 분께서 읽었을 때 재미있던 소설 책이랑 기억남는 책, 가장 최근에 읽었던 책, 읽어보면 좋을 유익한 책까지 한 4권정도 추천해 주셨다.
그리고 나서 그 분과의 관계는 어찌저찌 끌어가다 종말을 맞이하였고.
나는 반수를 시작 했다.
반수를 하는 과정에서 딱히 할것도 없고 심심풀이로 쳐보는 논술에 도움이 될까 했던 나는 책이나 읽어볼 까.....하고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그중 그분이 추천해준 책이 세 가지가 있었다. 그 책들이 사실 재미는 그닥 없었는데 혹시나 나도 '그 곳'의 기운을 받아 볼까 하고 꾸역꾸역 읽었다. 아쉽게 그중 한권은 너무 읽기 어려워서 중도 포기해버렸다.
어찌저찌 공부하다보니 논술시험 날이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지문에 그 분이 추천해주신 소설책의 일부가 나왔다.
사실 모의 논술 풀어볼 때도 그 분이 추천해주신 책 중 한권이 나와서 깜짝 놀랐는데 최종 시험까지 나올줄은 상상도 못했다.
시험을 보는 와중에 그분의 얼굴이 갑자기 샤랄라 떠오르며 엄청나게 신적인 존재같이 연상이 되었다.
이래서 ___대생 쪽집게 과외 같은걸 받나보다 라는 생각과
' 역씨 허당이여도 ___대생은 ___대생이다..."라는 읊조림과 함께 시험을 봤던 추억이 있다.
지금 그 분은 카투사 였나 군대에 가셨는데 모쪼록 건강하게 잘 제대하시길 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르비문학 1화 0 0
오르비문학 1화
-
Test 0 0
Tetsteyey
-
수학 4등급만 받으면 2 0
쫀득하게 인서울 할 수 있는데
-
엘든링 왜 자꾸 멈추지 1 0
컴퓨터 좋은건데 씨발
-
목 졸라줘 5 1
켁켁켁 숨막혀 ㅜㅜ
-
시험지에 따라서 난이도가 가장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번호같음....
-
개쉽게 풀리는데 이거 맞나
-
정시로 갑시다 8 0
내신반영을 노려서 내신 깡패 정시러
-
나왔어 12 0
다시감 근데 저게 왜 이륙햇냐
-
갑자기생각난썰 1 1
고1 2학기 학급회장선거때 후보가 2명이엇는데 그 친구들 둘이 합의하고 한명이...
-
그만하고 잘까 1 0
흐름이 끊겨버렷네
-
세기말 수능 1 1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강은양t 0 0
현역 고3이고 작년까지 모고 3~4등급 나왔는데 지금부터 강은양t 들으려고 합니다....
-
2시열차 1 0
출발
-
지금 강민철 현강 다니고 있는데 저랑 너무 안맞는 느낌이 심하게 들어서...
-
뭘 해야하나요 0 0
이번에 고등학교 2학년 된 이공계 지망하는 지방 일반고학생입니다. 생기부를 제대로...
-
이게 오르비를 재밌게 오래하려면 10 4
수험생활을 지속해야 함
-
에ㅔㅔㅔㅔㅔㅔㄴ들리스레인ㄴㄴ 0 1
폴온마이헐트 코코로노 키즈니ㅣㅣㅣ
-
내 이상형 중단발에 속눈썹 1 0
-
우와 보추야동 많이떴다 2 2
보다자야지
-
심심한데 무물보 5 0
응애 나 아가학생
-
본인 물1 점수 꼬라지 0 1
3모 48점 (99) 5더프 47점인가였는데 시험이 어려웠어서 전국석차 30등쯤...
-
오후8시부터자다가깼더니 1 0
다시잠이안오네.. 비상..!!
-
생각나는구나
-
ㅇㄴ근데 0학점 패논패과목을 오ㅑㄹ케 빡세게시켜 0 0
그냥 좀 봐주면 안되나
-
시발점 한 다음 스블 0 0
고2이고대수 개념원리, 쎈, 고쟁이 했습니다개정 시발점 사놓은 게 있어서...
-
러셀 외부생 더프 성적표 0 0
문자로 발송되나요?? 아님 직접 찾으러 가야햐나요??
-
원래 사람은 별을 쫓아 달려갈 때 가장 빛나는 법이여설령 닿지 못할지라도적어도 내...
-
저걸 어케 함 진짜 와.. 원과목 중 생1만 수능공부로 안해봤는데 안하길잘한듯
-
시발 나 개폐급임 2 1
조별과제 하는족족 내것만 교수님 피드백 나오고 술처먹다 팀원들한테 자료 제출 개늦게하고 자퇴마렵다
-
딱 한 마디만 하고 자러감 9 3
미쿠 ㅈㄴ 예뻐어~~~~~~~~~~~~
-
중앙대 가기 59일차 3 1
안녕하세요 중앙대29학번 부산사나이 이동현입니다 음 오늘이 벌써 59일차군요...
-
이제 좀 자보실까 11 1
음음
-
리젠존나느리네 1 0
오르비망함?
-
너무멍청해짐 1 0
ㅜㅜㅜㅜㅜ
-
생윤 진짜 1도 모르는 쌩노베인데 누구 듣는 게 좋을가여
-
15살과 엄마 그 사이는 2 0
뭐라함 급함
-
대신 연세대 가겠다 선언
-
작년 10모 20번 0 0
이렇게 푸는거 맞나..?
-
위키하우 도움 ㅈㄴ 안되네 6 0
ㅗㅗㅗㅗㅗㅗ
-
새르비 할수록 4 0
헛소리가 늘어가는듯
-
아니 난 신라면 쳐돌이라 5 0
신라면만 먹는데….
-
내가사실은생명과학을좋아함 1 0
수능말고 그냥생명과학
-
. 11 1
-
님들 최애 과목 말해보셈 7 0
난 국어
-
님들 최애 라면 말해보셈 10 0
난 신라면
-
라면이랑 과자 안먹은지 6일차 2 0
후후
??? 남남 소개팅이었던건가요
글쓴이가 남자라고 나와있나요..?
그건 아닌데 문체에서 느껴지는게..오르비가 심한 남초이기도 하고해서;;
아녘ㅋㅋㅋ저 여자에요.
제 문체가 남자같다니 첨듣는 말인데 이상하게 기분나쁘진 않네요ㅋㅋㅋㅋㅋ
건장한 남자분과 소개팅했습니다
오.... 일학년때도 소개팅을 하는군여

님글 쭈욱 전부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요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재밌는 썰 잘 읽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