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쩝쩝접 [591036]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7-03-10 23:34:33
조회수 1,527

아빠 법원공무원 재직시절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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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줄 살짝 놓고 알딸딸 할 때 써보는 글



1. 아빠(판사아님 ㅡㅡ)가 재직중이었던 시절


주말에 아빠가 일하는 법원에 놀러가면


법원 내부를 구경할 수 있어씀


주말에 빈 재판장도 구경하면서


판사자리에도 살포시 앉아본... (초딩 때인가)



2. 집에 법전이 빼곡하게 꽂혀 있었는데


디베이트 동아리 하는 어느 날


참고자료 겸 폼도 같이 내보려고


집에 있는 헌법 법전 하나를 꺼내서 가져가 봤었음



그 사건 임팩트가 너무 쎄긴 쎘었는지


그 이후로 문과 드립을 자주 들음...




3. '부러진 화살' 영화가 개봉했을 시절


법원에서 재직 공무원들을 모아서


이 영화를 보지 말아야 한다는 연수를 한 적이 있어씀


그 연수를 받고 온 아빠는 엄마와 나한테


그 영화를 절대 보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었음



그거 때문에 엄마는 그 영화를 더 보려고 했었단 후문...


(사람 특성상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고...)



4. 어렸을 때 정기적으로 아빠가 주말에도


법원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법원공무원 승진시험 준비하느라


사무실에 나와서 업무 겸 개인공부를 하신거였음


(법원공무원은 일반 행정직 공무원과는 다르게 몇몇 승진은 시험성적으로 갈라서)



5. 명절 때마다 법원에서 재직 공무원들에게


명절 선물들을 나눠주곤 했는데


그 당시 아빠 근무지가 인천이었던 탓인지


명절 선물이 죄다 김 박스채였음



그래서 명절 이후로 김 지겹게 먹었던 기억...


(아침 김 점심 김 저녁 김)



6. 아빠 본인 재직시절


다소 융통성 없다는 말을 엄마한테도 듣고는 했었음


(참고로 김영란법 제정 훨씬 이전임)


그때마다 아빠는 "공무원이 원칙을 안 지키면 누가 지키나"라며


매번 '융통성 없음'을 고집하셨던 듯



그 중 사례 두 가지라면


2012년 가을 부근


명예퇴직과 법무사 개업을 준비중이던 아빠한테


두 가지 권유가 들어옴



첫번째는 아빠 후배들이


"법원 주변에서 개업하면 전관예우 충분히 가능하다."는 권유를 했던 것


(그 당시에는 아직 전관예우에 대한 문제의식이 지금만큼 크지 않았음)



두번째는 아직 공무원 신분이었던 아빠한테


누군가가 "곧 박근혜 시대가 열릴 것이고, 박사모 가입자들 많아서 인맥 네트워크 크고 좋다. 지금 당장 박사모 가입해라."라는 권유를 했던 것


(그 당시 아빠 직장, 즉 공무원 사회 내에서도 암암리에 박사모 가입하는 경우들이 많았음... 박사모 쪽에서도 많이 뿌려대기도 했었고)



두 가지 권유 모두 아빠는 거절했었는데


첫번째는 전관예우는 부당한 구습이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봐야 큰 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이유


두번째는 아직 공무원 신분인데 박사모에 가입하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다는 이유



두번째 관련해서 그 당시 했던 이야기라면


필자 "박사모 거절했다고요? 일단은 잘했어요. 박근혜는 어차피 머리가 텅텅 빌 정도로 멍청해서 대통령 될 인물도 아니고,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을 구렁텅이에 빠트릴..." 


아빠 "아니. 박근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이번 대선은 박근혜가 당선될 것 같긴해. 내가 보기엔 OOO는 중도에 낙마할거야..." (이 당시가 8~9월 부근)


필자 "아니 OOO가 양자대결에서 이기고 있는데 중도낙마는 뭔 소리고, 박근혜가 어딜봐서 당선될 인물...... 아무튼 그럼 거절한 이유는 뭔데요?"


아빠 "지금 아직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데,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는 행위잖아. 그건. 공무원이 정치에 개입하면 안돼."


필자 "아.. 그 이유 때문이에요? 쳇. 아 아무튼 OOO가 왜 중도낙마에요 ㅡㅡ" (이하 생략)




7. 중딩시절 


아빠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가지고


키배아닌 키배를 벌인 적이 있었음



필자 "아니 권리를 침해하는 악법이 어딜 봐서 법이에요. 나는 그런 법 존중 못 해요."


아빠 "악법이더라도 일단 법이잖아. 법치국가에서 법을 안 지키면 무엇을 지키니?"


필자 "헌법에 위배되면 뭐 법률개정이나 위헌심판으로 법률을 고치든 없애든 손을 써야죠 ㅡㅡ 그 전엔 법률 불복종이고"


아빠 "뜯어고치기 전까지는 일단 법이야 ㅡㅡ 그 전엔 존중해야 할 법률인데 불복종은 무슨..."



절충했어야 했었...



그 외 더 있지만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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