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아닌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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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 번의 입시, 두 명의 나
나는 재수생이다. 수능이라는 같은 시험을 두 번이나 쳤지만, 그 시험을 준비하는 '나'와 그 수험생활은 같지 않았다.
먼저, 고3 때의 나는 자기만족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우스개소리로 하는 '나신교'라는 말은 나에게 꼭 맞는 말인지도 몰랐다. 대놓고 잘난 척을 한 적은 없었겠지만 은연 중에 나타나는 경우는 꽤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재수생활의 나는 그렇지 않았다. 어떤 변명을 대더라도 난 실패한 사람이었고, 그 사실은 나의 자기만족을 자기비하로까지 만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자기혐오자가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기만족의 정도가 상당부분 줄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N수생을 보는 나의 시선을 바꾸게 하였다. 고3 때의 나는 솔직히 말해서 재수생을 비웃었고, 왜 고3들의 길을 막느냐며 불평했다. N수생(N≥3)은 거기에다 측은함까지 덧붙여졌다. 하지만 재수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시선은 완전히 바뀌었다. 내가 재수생이라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다른 재수생들을 응원했다. N수생들에게는 일종의 존경심마저 느꼈다.
대인관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고3 때는 학교에 가면 친구가 있었고, 스스럼 없이 서로와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재수의 방법으로 독학을 택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친구의 반경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처럼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상당히 친했던 친구들과도 서먹서먹해졌다. 한편으로는 일 년동안 한 번도 연락이 없거나 수능 이후 뜬금없이 다짜고짜 내 점수를 묻는 '친구'도 있는 반면, 종종 연락해주고 위로해주던 친구도 있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정말 더 소중한 친구를 가려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고3 때와 재수 때의 가장 큰 차이는 입시 그 자체였다. 2010학년도 수능은 비교적 쉬웠다는 평을 받았고(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수능 대박'이 터진 사람들도 많았다. 그에 따라 하향지원이 대세였고, 나도 그에 편승했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그 때 하향지원이라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다면 오늘의 비교대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2011학년도 수능은 뜬금없는 EBS연계 발표로 수험생활부터 혼란스러웠으며, 실수능의 난이도도 매우 어려웠다는 평을 받았다. 그에 따라 자신의 점수에 자신이 있는 학생들은 소신지원을 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 나는 첫 날에 원서접수를 하였는데, 이것은 2010학년도 입시에서 가장 마지막 날 원서접수를 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지금까지 몇 가지 기준으로 나의 두 수험생활을 비교해보았다. 그러나 나의 두 수험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남아있다. 공통점은 소위 '수능 6교시'라고 불리는 원서영역의 중요성이다. 수능을 아무리 잘쳤더라도 원서를 이상하게 쓴다면 그 입시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 고3 때의 내가 그랬고, 2012학년도 수능을 칠 내 친구나 후배를 봐도 그렇다. 가장 큰 차이점은 두 수험생활의 결과이다.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게 된 요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2010학년도 입시의 나는 실패했었고, 2011학년도 입시의 나는 성공했으니 말이다.
수업시간에 비교 글쓰기 했는 건데 내용이 의도했던 거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뭔가 수기느낌이 강하길래 올려요ㅋㅋㅋ
여러분들 중에 내년에 이 글을 수업시간에 읽으실 분이 있겠죠.(교수님께서 예시로 뽑아 주신다면)
근데 글에서 비교하는 느낌이 나나요??;; 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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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쓰시네요ㅋㅋ 수기 잘봤습니다 좋은글이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