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고속성장 [265927] · MS 2008 (수정됨) · 쪽지

2016-12-17 10:54:41
조회수 13,940

명문대는 내가 결정한다.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10149032

한글을 읽고 쓸 줄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동네가 있다고 해보자. 이 마을에 한글을 배운 사람이 이사왔다. 그 사람의 위상은 하늘을 찌를 것이다. 그 마을에 배달되는 모든 편지는 그 사람이 읽어줄 것이고 편지도 그 사람이 써줄 것이다. 여기저기서 술을 산다고 할 것이고 식사대접도 거하게 받을 수 있을 거다. 그런데 그 마을 사람이 모두 한글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 자체는 별게 없어질 것이다. 그보다는 문장구사, 어휘선택 이런 부가적인 역량들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상향평준화이다.


서울대가 고시합격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혹자는 수시전형, 지역균형 등 탓이라고 한다. 일부는 맞는 얘기지만 내가 생각하는 본질적인 요소는 각 대학들의 상향평준화이다. 과거 학력고사 시절로 돌아가면 행정고시에서 서울대생이 싹슬이를 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물론 지금보다야 늘겠지만 압도적인 위상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왜? 고등학생들의 수준이 엄청나게 향상되었고 학습환경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으며 각 대학의 노하우와 지원도 발전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학교 입학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고 그 중에서도 몇몇 상위권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은 파이를 독식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보상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방에 위치한 학교들도 교수수준, 정보력 등이 상당한 학교들이 널려있다. 한글을 읽고 쓸 줄 알면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고시에 합격하던 시절은 이미 흘러간 옛날 얘기이다.


물론 학생들 수준, 학교 역량이 대등하다고는 할 수 없고 차이는 분명히 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좋은 공부환경, 뛰어난 학우들과 같이 공부하면 나의 역량도 덩달아 향상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내가 생각하는 장래 비전에 대해 내가 어떻게 결정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학교 등의 지원을 최대한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학계에서 이른바 스카이가 차지하는 위상은 압도적이다. 그러나 꼭 학부를 스카이를 가야만 학계에서 성공할 수 있고 그런 시절은 지났다. 내가 어느 대학원을 가서 어느 전공을 할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 판단과 치열한 노력 그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 나는 스카이를 들어가지 못했으니 교수가 되는 꿈은 접어야겠다 나는 스카이를 들어갔으니 쉽게 학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코메디고 황당무계한 소리이다.


용이성 면에서 이른바 서연고...한서삼 어쩌고 하는 순위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세급간 정도는 가볍게 뒤집힌다. 서울대 할아버지 대학교를 들어갔다 한들 맨땅에 헤딩하는 인간에게 이 사회가 보상을 해 줄 이유는 전혀 없으며, 명문대가 아닌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역량이 있고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을 고용하지 않는 멍청이는 없다.


가고자 하는 대학교에 불합격했을 때 패배자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인지상정인데 뭘 어쩌겠는가? 그러나 그런 감정은 한두달로 끝내야 한다. 여자에게 차였을 때 내 인생은 끝났다고 스님처럼 살 필요는 없다. 이 세상에 여자는 널려있고 자주 만나다보면 내 짝을 만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알고 보니 진국이었다. 과거에는 그 사람만이 그 학교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지나서 생각해보니 새로운 신천지가 기다리고 있었다.(꼭 내 얘기 하는 것 같음 ㅋ)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으며 진짜 문제는 내가 할 일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일은 오직 그거 하나라고 나에게 맞는 학교는 오직 그 학교 하나라고 스스로를 옭아매는 거다. 파랑새를 찾기 위해 온 세상을 돌아다녔으나 결국 파랑새는 바로 내 곁에 있었던 것처럼 내가 찾는 명문대학교가 바로 내가 입학한 그 학교이고 내가 찾는 명문대는 내가 만들어가는 거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